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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자뷰을 느끼는 자가 능력을 깨우쳐 모두를 구할 것이니~’
이 교회는 데자뷰를 느끼는 사람들을 모으고, 그 사람들이 세상을 구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부모님도 데자뷰를 경험해서 이 전단지를 보고 혁신교회에 찾아왔던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부모님이 정말 이 교회를 믿었는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 악보집의 노래를 계속 살펴보던 중, 모든 노래에 적힌 작곡가 이름이 같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작곡가는 종교에 심취되어 모든 찬송가를 작곡한 걸까? 만약 그렇다면 이 교회의 핵심 인물일 수도 있겠다. 아니면, 종교에는 무지한 채 돈을 받고 작곡하는 프리랜서일 수 있다. 본인의 노래가 살인을 추앙하는 종교에 쓰일지 모르고, 기독교의 찬송가라고 생각하며 작곡했을지도 모른다. 그녀에 관한 생각이 깊어지던 중, 주변 사람들이 함께 ‘아멘-‘이라고 말했다. 기도가 끝났나 보다. 마음을 졸이며 나도 급하게 ‘아멘’이라고 답했다.
신자들은 하나 둘 자리에서 일어나 교회 밖으로 나갔다. 기도 시간이 끝나고 다들 귀가를 하는 모양이었지만, 내 시선은 부산스러운 사람들을 한 명 한 명 살펴보았다. 다시 그 얼굴을 확인해 내 눈앞에 그 사람을 데려다 놓고 싶었다. 시선이 두 번째 줄을 지나고 있을 때쯤, 손에 무거운 서류 뭉치를 들고 있는 사람을 발견했다. 내 뒤쪽으로 출구로 걸어가고 있는 다른 신자들과 달리, 그 사람은 앞쪽을 향해 걸어가 어제 본 그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다른 사람과 다른 행동을 하는 그 사람이 교회 관계자임을 확신했고, 나가려는 사람들의 파도를 역행하여 그 사람이 앉았던 자리로 향했다. 그 사람이 앉아 있던 의자에는 아직 온기가 남은 서류들이 올려져 있었다. 서류 맨 앞장의 글자들을 빠르게 눈으로 훑었고 문서가 교회 성가대와 관련되어 있음을 파악했다. 혹시나 그가 올 까봐 긴장이 되어 구체적으로 읽지 않았다. 내 시선은 서류에서 삐죽 튀어나온 종이 모서리에서 멈춰 섰고, 서류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뺐다. 그 종이는 명함이었다. ‘작곡가 김진주’.
찬송가 악보를 읽어볼 때 확인한 바로는 모든 곡을 작곡한 사람은 단 한 명이었다. 명함 속의 이 사람이 신을 살해해야 한다는 그 찬송가도 작곡했을 것이다. 이 사람이 과연 내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를 생각하며, 작곡가 명함을 내 주머니에 넣고 서둘러 그 자리에서 빠져나갔다.
집에 도착한 후, 명함을 주머니에 빼내 확인했다. 작곡가의 이름 아래에는 전화번호와 작업실 주소가 쓰여 있었다. 나는 그녀가 교회 관련 인물인지, 얻을 정보가 있을지 파악을 하기 위해 연락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전화번호를 핸드폰에 저장하고, 김진주 작곡가에게 보낼 문자를 작성해 보았다. 길게 나의 처지를 설명하고, 부모님의 행방을 물었다. 나는 메시지를 전송하지 않고 삭제했다. 바보 같은 내용이었다. 작곡가가 혁신교회에 관련되어 있다면, 부모님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는 것은 위험했다. 혹시 혁신교회 관계자처럼 보이면, 작곡가가 의심 없이 내게 정보를 알려줄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짧은 문자를 전송했다.
‘혁신교회 찬송가 관련일로 연락드렸습니다.’
메시지를 보내자마자, 상대가 메시지를 확인했다는 표시가 바로 떴다.
‘혁신교회요? 아, 한 달 전에 연락 주신 분이신가요? 늦어서 죄송합니다. 마감일을 일주일 미뤄도 될까요?’
김진주 작곡가는 혁신교회에 속한 사람이 아니라 의뢰를 받아서 작곡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곡이 잘못 쓰이는지 모른 채 작곡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작곡가는 한 혁신교회를 위해 수많은 찬송가를 작곡하는데, 혁신교회에 대해 의문을 안 품었을까? 많은 작업을 할 동안, 어떤 형태든 교류가 있었을 것이다. 관계자가 아니면서, 교회와 오래 일한 사람이므로 가장 접근하기 안전한 상대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곡가를 직접 만나야겠다고 결정을 내렸다.